“7월 2일 일요일 오전 10시 경. 1시간 20분동안 쉬지 않고 페달을 돌린 끝에 마침내 반환점 도착. 헬멧을 던져놓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발걸음이 생각보다 가벼웠고 첫번째 2km를 도는 순간, 3시간 안에 들어올 것을 예감했다.”
연초에 예고했던 철인3종 경기에 출전했고, 목표했던 완주를 넘어, 2시간 53분의 기록으로 처녀 출전에 “sub-3″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회사원들이 잘 하지 않는 활동이다 보니, 주변에서 궁금한 점이 많으신 것 같아, 상세한 후기를 공유한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주 4-5회 하루 1시간씩 운동이 가능하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
요약 (TLDR)
지난 6개월 간 평균 수영 주 2회, 달리기 주 2회, 자전거 월 1회 / 매주 저렇게 지킨 건 아니고, 어떤 주는 1회~어떤 주는 4회로 편차가 컸다. 특히 출장을 거의 매월 10일 이상 다녔기 때문에 아주 규칙적일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신경썼던 포인트 몇 가지.
1. 어떤 상황에서든 운동을 한다 – 개인적으로 런닝머신에서는 집중을 못해서 달릴 수가 없다. 동남아 출장,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야외에서 조깅이 불가능. 아침이나 오후에 짬을내서 30분씩 수영을 했다. 유럽이나 미국에 출장을 가면 호텔에 수영장이 딸려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경우에는 반대로 달리기를 최대한 했다. 거리와 시간은 그때 그때 형편대로. 어쨌든 일주일 분량을 채우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이렇게 하다보니 결국 많은 준비가 필요한 자전거가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다. 또한, 어디 멀리 운동을 하러가지 않고 모든 활동을 집과 회사 근처에서 했다. 달리기는 집 근처에서, 수영은 회사 바로 옆에서. 바쁘게 직장생활을 하고 가족이랑도 보낼 시간이 항상 부족한데, 운동에 너무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이는 것은 용납이 안된다. 따라서, 운동 자체 이외에 드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장비도 정말 필요한 것 이외에는 관심 조차 가지지 않았다. 한때, 자전거 클릿에 대한 욕심이 생겼으나, 현명한 우리 팀 멤버들 덕분에 유혹을 물리칠 수 있었다.
2. 잘 하는 것에 집중하고, 과락을 면한다 – 아마 철인 3종을 고려하는 분 모두 자신있게 느껴지는 운동과 자신없는 운동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평소에 운동을 하는 성인 남성이라면, 자전거 40km와 달리기 10km는 개별적으로는 어떻게든 완주를 할 수 있다고 본다. 반대로 평소에 수영을 하시는 분은 드물기 때문에 수영 1.5km가 큰 벽으로 다가올 것이다. 나는 달리기에 자신이 있었고, 수영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수영을 어떻게든 완주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에 먼저 집중을 했다. 출전 결심하고 가장 먼저 수영강습을 끊고, 나중에는 개인 레슨도 신청해서 몇 번 받았다. 대략 3-4개월 만에, 완주할 수 있는 상태까지는 끌어올린 것 같다. (대회에서는 엉망으로 했지만…) 달리기는 우리 팀 멤버중에서도 훈련 시에 항상 1등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고, 5분대 페이스에 만족하지 않고 같은 코스를 계속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퍼포먼스를 꾸준히 끌어올렸다. 실제 대회에서 수영/사이클 이후에도 평소와 같은 4분 40초대 페이스를 기록할 수 있었고, 덕분에 3시간 이내로 결국 들어올 수 있었다.
3. 패턴과 성향이 비슷한 팀원들을 2명 이상 만난다 – 황준호 형과 허진호 군에게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릴 수 밖에 없다. 두 분다 이미 철인3종 경험자이고, 여러가지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1번과 중복되는 내용이지만, 일단 셋다 아주 가까운 곳에 살고, 평소에 일정이 너무 바쁜 분들이 아니라서 당일에 편하게 결정해서 운동을 같이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적어도 3명이 필요한 이유는, 1명이 못오더라도 다른 1명이 백업을 할 수 있어서, 혼자 운동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허진호 군이 합류한 이유로 활기도 많이 돌았고, 그래도 일주일에 적어도 1번 이상은 같이 운동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팀의 가장 특이점은 모두 알뜰한 성향을 가졌다는 것이다. 특히 완주자 2명이 이것도 필요없고 저것도 필요없다고 할 때마다, 초보자인 내가 혹시나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사려고 했던 것들을 사지 못하게 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연습이지 장비가 아니다. 참고로 나는 웻수트는 가장 저렴한 200불 대, 자전거 역시 100만원 이하의 로드바이크를 클릿없이 사용했다. 트라이애슬론 수트 따위도 입지 않고, 집에 있던 옷들을 입고 완주했다.
Next Step
내년 여름, 핀란드에서 열리는 70.3, 즉 half ironman에 참가하는 무모한 결정을 했다. 이 대회는 수영 1.9km, 자전거 90km, 달리기 21km다. 수영은 30% 추가, 자전거와 달리기는 2배 이상 더 해야 한다. 시간도 3시간에서 6시간으로. 완주할 거라고 장담은 못하겠지만, 앞으로 1년간 꾸준히 준비할 예정이다. 그리고 우리 셋도 광화문을 기반으로 꾸준히 훈련을 해나갈 예정이다. 2-3달에 1번씩 대회 참가가 예정되어 있고, 내년 3월에는 대만에서 열리는 해외 대회에도 참가해보려고 한다. 같이 운동을 하시고 싶은 분은 jihong.lee@gmail.com으로 메일 혹은 페북 메시지, 카톡 등 다양한 채널로 연락을 하시면 된다. 다만, 사교활동 혹은 정말 빡센 훈련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랑은 맞지 않을 것 같다. 최대한 캐주얼하게, 효율적으로 훈련을 하는 것이 우리의 방식이다. 다음 대회는 10월 서울에서 열린다. 지금 바로 준비를 시작한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서울 대회의 장점은 집에서 푹 자고 편하게 갈 수 있다는 것. 돈도 시간도 훨씬 적게 든다.
팀 홍보에 사진이 오히려 역효과일 것 같아서 맨 마지막에 넣었다. 간지라고는 전혀 안나는 아저씨 3명. 허진호 군은 아직 꽃다운 20대인데 왜 여기 껴서 세트로…팀 이름은 허진호 군이, 단체복은 황준호 형이 협찬함 🙂 (Team SM Fever는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드는건 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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