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Korean

A Story of Idealist from Korea Building a True Global Team in Seoul


변화들

 이제 정확히 넉 달 후면 우리는 아빠, 엄마가 될 것이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면서 한 번 삶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아기가 생기면 한 번 더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 우리는 결혼을 하면서 원래 살던 방식을 정말 단 하나도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지 굉장히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달라지고 있다. 몇 가지 사례가 있다.

  1. 도보+대중교통 -> 택시+자동차

우리는 종종 “세상에서 가장 아까운 돈이 택시비” 혹은 “절대 서울에서 차를 사는 일은 없을 것” 등의 멘트를 내뱉으며 극단적인 도시생활자의 생활양식을 추구해왔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 네비게이션”으로 불리는 본인의 특별한 능력과 시원한 음료수만 있으면 몇 시간도 걸을 수 있었던 지수의 체력이 합쳐진 결과였다. 하지만 이제는 30분만 걸어도 힘들어하는 임산부가 되었고, 그 뒤에는 대중교통과는 상극인 유모차가 생길 예정이므로 곧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2. 즉흥적(Spontaneous) ->계획적(Well-planned)

자유여행이라는 용어가 2000년대부터 대한민국에 유행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자유여행을 넘어선 “즉흥 여행”을 즐겨왔다. 둘 다 일반적인 관광지를 선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남들이 잘 가지 않을 만한 곳들을 발견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예: 신혼여행지인 하와이에서 호놀룰루 시내의 차이나타운을 하루 종일 탐험) 그러나 이제 이에 대한 비용이 너무 커지고 있다.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헤맨다거나 여행객들이 별로 오지 않는 가게라 말이 통하지 않는다던가. 우리만의 특별한 곳을 발견하는 커다란 기쁨의 반대 급부를 더 이상 애엄마가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이제는 새로운 곳을 가더라도 실패 없이 갈 수 있도록 동선 하나하나까지 미리 계획해서 여행을 해야 한다. 이번 도쿄 나카메구로에서 찍어둔 식당에 자리가 없어서 결국 다른 데 아무데나 들어갔더니 교자를 시켰는데 냉동만두가 나와서 일그러진 지수의 표정을 본 순간 결심했다. 이제는 식당 하나가 아니라 플랜B, 플랜 C까지 철저하게 마련할 것이다.

3. 비용절감 -> 편안함+안전

가까운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항상 스스로는 작은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돈을 아껴쓰는 편이었다. 오래 걸리는 완행열차와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는 급행열차가 있다면 급한 일이 있는게 아니라면 항상 전자를 택하는 편이었다. 먹거리도 사실 유기농이나 건강에 좋은 것들을 더 많은 돈을 내고 먹은적이 거의 없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도 게이 룸메들이 엄청나게 비싼 야채를 사먹는걸 보고 왜 저렇게 유난일까라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렇다고 근검절약형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참고로 고급아파트에 비싼 월세를 내고 살고 있다.) 이것도 이제 많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 가족들은 항상 편안한 환경에서 지내고 아프거나 다치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느끼게 되었다. 좋은 음식을 먹이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전반적으로, 이제 예전보다 훨씬 “평범하게” 살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혼자 살았던 지난 10년간은 내가 하고싶은 방식대로 결정하고, 그것이 잘되거나 잘못되었을때 그 결과에 영향받는 것은 나 자신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러나 저러나 별 상관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대부분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했었고, 성공도 많이 했고 또한 실패를 혼자서 감당한 적도 많았다. 위에서 든 사소한 예들 말고도 직업 선택이라던가, 여러가지 중요한 의사결정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는 실패에 대한 기회비용이 많이 커져버렸다. 특히 사소한 것들은 더하다. 그냥 이렇게 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모험을 했을 때 그것에 대한 실패를 가족 모두가 감당해야하는 상황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가장의 책임감이라는 것이 이런건가 싶기도 하다. 암튼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살고 있다. 앞으로는 덜 “재미있는”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일말의 두려움과 함께 더욱 “성공적으로” 많은 일을 수행하는 능력이 대신 생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 안녕 청춘이여,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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