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Korean

A Story of Idealist from Korea Building a True Global Team in Seoul


느린 쾌락

오늘 우연히 타임라인에서 접했던 기사가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일부를 발췌해보면, 

“높은 자리에 오르는 등 성공한 것 자체로는 보상이 되지 못한다. 그렇게 고생했으니 뇌가 이제 쾌락을 원한다. 이런 보상 욕구를 채우는 자극에는 느린 쾌락과 빠른 쾌락이 있는데, 술이나 성과 같은 빠른 쾌락에 더 쉽게 빠져든다. 그러나 빠른 쾌락은 내성이 금방 생긴다. 점차 더 센 자극을 원하다가 자신을 망가뜨리게 된다. 자기 파괴적 행동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게 하려면 느린 쾌락으로 이완하는 방법을 훈련해야 한다. 윤창중 전 대변인이 만약 대통령과 방미하게 된 뿌듯함을 인턴 직원과 대화로 풀어냈다면 그녀의 존경은 물론, 청와대 생활을 훨씬 길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작동을 안 한 것이다. 대부분 이 훈련이 안돼 있다.”

윤창중, 포스코 상무 등 최근 잇따른 고위인사들의 몰상식한 돌출 행동들에 대해서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가 진단을 내렸다. 빠른 쾌락과 느린 쾌락에 대해서 구분하여 설명한 것이 재미있다. 이어서 느린 쾌락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감성이 다 소진되기 전에 책 읽기, 산책, 좋은 사람과의 대화, 여행 등으로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을 치유해야 한다. 훈련이기 때문에 미리 익혀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성공을 위해 마구 달려온 사람일수록 습득하기가 어렵다.”

정말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우리가 종종 중년 남성 직장인을 지칭하는 말로 강한 표현으로는 꼰대, 일반적으로는 아저씨를 사용하는데 대체로 이 분들은 느린 쾌락에 해당되는 취미가 없다. 등산을 하더라도 꼭 끝나고 술을 한잔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법이다. 이건 정말 90%의 한국 남성 직장인에게 해당이 된다.

아마 이 부분이 한국 밖에서 회사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부분이지 싶다. 사실 배운다기 보다는 느린 쾌락을 훈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것에 가깝다. 기사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부분이지만 혼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도 느린 쾌락 훈련에 해당되는 것 같다.

오늘은 동생을 공항에 보내고서는 하루 종일 혼자서 이곳저곳을 쏘다녔다. 오랜만에 조깅도 1시간 남짓. 갤러리도 잠깐 들렀고, 정말 반갑게도 암실을 일반인에게 저렴하게 대여해주는 곳도 발견해서 흑백사진을 다시 시작해볼 기회도 생겼다. 저녁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크다는 중고서점엘 다녀왔다. 레코드 5장 득템 – Pat Metheny 3장 포함.

훈련이라는 말에 정말 공감한다. 아마 10~20%의 사람들은 타고 날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한국 남성은 빠른 쾌락을 훨씬 선호할 것이다. 사회 전체로 보아도 마찬가지다. 분명히 현재 20대가 40대가 되는 시점에서는 기업 문화, 그리고 아저씨에 대한 정의도 매우 달라질 것이다.

내 룸메이트이자 52세 게이 아저씨인 Gary나 Daft Punk 신보를 블로그에 공유하신 김연수 작가님처럼 멋진 아저씨들이 더 많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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