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울 사무실 출근 마지막 날. 내가 떠나는 날을 기념하기라도 하듯, 에릭 슈미트 회장과 앤디 루빈 안드로이드 대장이 찾아왔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 자리에 싸이도 참석했다는 것이다. 싸이가 에릭과 앤디를 비롯한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 강남스타일 댄스를 전수해주는 사이에 나는 언제나처럼 조용하게 시끌벅적한 현장을 홀로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서둘러서 짐을 챙겨 아주 간단한 작별인사와 함께 뒤돌아보지 않고 사무실을 나섰다.
어제는 “가까운 직장동료"들과 함께 회식 자리를 가졌다. 엄청난 선물을 받고서는 정말 진심으로 마음이 짠했다. 어떻게 보면 초, 중, 고, 대학, 군대, 동아리, 그 어떤 그룹에서도 그렇게 사랑을 많이 받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그리고 나로서도 그 어떤 2년보다도 신나고 즐거운 경험을 많이 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의 2년에 대해서는, 지난 2년의 시작점에서도 전혀 가늠할 수 없었듯이, 지금으로서는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아마도 조금은 더 고독한 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이번에는 그 고독을 온몸으로 맞서 싸울 각오가 되어있다. 그리고 알고 있다. 그 고독 역시 내가 선택한 것이며,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여권이 보이지 않아서 불안하다. 하지만 지금 여권이 없어진다고 해서 세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단지 귀찮은 일이 많이 생길 뿐이고, 그것이 나에게 결과적으로 좋은일인지 나쁜일인지 판단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혹자는 초심자가 일정 기간 동안 바둑 실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저 바둑을 "최대한 많이 두는 것"이라고 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얘기다. 앞으로 미국에서도 호기심과 모험심을 잃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보따리를 수없이 풀어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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