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카버의 소설 제목을 인용한 하루키의 자전적 에세이. 또 하루키다. 매번 읽어도 언제나 새롭고, 이번 에세이 역시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들로 어김없이 가득 차 있었다.
“인생은 기본적으로 불공평한 것이다.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가령 불공평한 장소에 있어도 그곳에 있는 종류의 ‘공정함’을 희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에는 시간과 노력이 들지도 모른다. 어쩌면 시간과 노력을 들였지만 헛수고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 ‘공정함’에 굳이 희구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어떤가를 결정하는 것은 물론 개인의 재량이다.”
약간은 이해가 힘든 번역투의 이 문장이 정말 와 닿는다. 이 이야기가 나온 것은 하루키가 달리기를 시작한 계기를 설명하면서 인데, 그가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때 나쁜 생활습관 (운동 부족, 하루 담배 60개피 흡연)으로 인해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특히 살이 찌는 게 싫었는데, 그의 아내는 많이 먹고 운동을 하지 않아도 전혀 체중이 불어나지 않는데에 반해 그는 조금만 신경을 덜 써도 금새 살이 쪄서 매우 불공평하게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그 때문에 꾸준히 달리기를 하게 되었고 그 결과 나이를 먹고 나서는 아내보다 훨씬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공평한 것이다.
하루키의 관점으로 보면 참 모든 일이 쉬워진다. 나는 내가 재능이 없거나 노력에 비해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억울한 심정으로 외면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운동과 글쓰기이다. 언제나 더 잘하고 싶지만 꾸준히 열심히 노력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생각만큼 잘 안되니 항상 짜증만 났고, 결국 자기합리화의 함정에 빠져 노력을 그만두었다.
꾸.준.히. 노력하기. 지금까지 제대로 해본적이 없는데 하루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뭔가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 하루키는 30살 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는 매일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쓰고 달리기를 했다. 아직 나는 서른이 3년이나 남았고, 꾸준하게 열심히만 한다면 하루키같은 소설가가 못되라는 법도 없다.
나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시작했다. 당신은 무엇을 해볼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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