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말이면 혼자서 밖에 나와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가 많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약속이 있으면 더 피곤하다는 생각도 든다. 보통은 티비를 보기 마련이지만, 내가 가는 식당들은 이상하게도 대부분 티비가 없어서 대신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곤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을 혼자 먹었다. 신도림역에 있는 디큐브시티까지 자전거를 타고 와서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오무라이스를 시켜먹었다. 이 곳은 다른 백화점 푸드코트처럼 번잡스럽지 않아서 혼자서 와서 먹어도 불편하지가 않다.
밥을 거의 다 먹었을 때 즈음 건너편에 막 앉은 할아버지가 눈에 띄었다. 단정하게 모자와 셔츠, 면바지를 갖추어 입고 계셨다. 나와 같은 오무라이스를 시켜서 드시는 데, 혼자서 식사하시는 모습이 특별했다. 손수건을 무릎 위에 펼쳐 놓고, 허리를 똑바로 펴서 정자세로 앉아, 여유있는 표정으로 천천히 한 입 한 입 오무라이스를 드신다. 이윽고 그릇을 깨끗이 비우시고는 미리 떠다놓은 물을 한 모금 드시고 천천히 일어나서 의자를 제자리에 밀어놓고 유유히 걸어나가셨다.
70대에 일요일 점심을 홀로 백화점 푸드코드에서 드시는 할아버지에게는 슬픈 사연이 많으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 정도 나이가 들어서 가족들에게 민폐끼치지 않고 혼자서 행복한 얼굴로 오무라이스를 먹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오늘은 마치 “혼자서 밥먹기의 진수"를 본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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